1. 왜 '의식적인 독서'여야 할까?
책을 읽는다고 다 같은 독서는 아니에요. 저도 처음 성경을 펼쳤을 때는 솔직히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시작했어요. '다 읽어야지'라는 마음은 있었지만, 정작 내용은 잘 다가오지 않았죠. 그저 구절을 따라가며 글자를 눈으로 훑는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구약 성경을 끝내고 마태오 복음을 읽기 시작하면서 뭔가 달라졌어요. 말씀을 읽는 순간마다 마음이 차분해지고, 생각이 깊어지는 걸 느꼈어요. 어느 날은 짧은 문장이 하루 종일 머릿속에 남아 묵상하게 만들기도 했죠. 의무로 시작했던 독서가, 어느새 나를 치유하고 이끄는 시간이 되어 있었어요.
이런 경험을 하면서 '의식적인 독서'가 뭔지 조금씩 알게 됐어요. 단순히 글자를 읽는 것이 아니라, 그 안의 뜻을 곱씹고 나의 삶과 연결해보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조용히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진짜 독서라는 걸요.
2. 말씀 한 구절이 삶을 움직이기 시작할 때
의식적으로 말씀을 읽다 보면 삶의 흐름이 미묘하게 바뀌기 시작해요. 저는 요즘 마태오 복음을 읽고 있는데, 하루에 한 장만 읽어도 그 안에서 느껴지는 깊이가 다르더라고요.
예를 들어,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라는 구절을 읽고,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어요. 요즘 내가 채우려 했던 것들은 정말 필요한 것들이었을까? 그 문장이 제 안의 욕심과 불안함을 조용히 비춰줬어요.
그날 이후로 매일 아침, 짧게라도 말씀을 읽고 조용히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있어요. 큰 변화는 아니지만, 그 시간이 저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줘요. 그리고 그런 사소한 반복이 결국 삶을 천천히 움직이게 한다는 걸 느껴요.
말씀은 강요하지 않아요. 대신 조용히 다가와서, 내가 준비됐을 때 마음에 스며들어요. 그걸 받아들이는 것도, 행동으로 옮기는 것도 내 몫이죠. 그렇게 말씀을 읽는 시간이, 내 삶을 가만히 바꾸고 있어요.
3. 읽고, 느끼고, 쓰는 것까지가 믿음의 루틴이 된다면
저는 요즘 성경을 읽은 뒤에, 짧은 느낌이나 생각을 메모로 남겨요. 길게 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날 마음에 와닿았던 구절을 한 줄 쓰고, 내가 느낀 걸 한두 문장 덧붙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리돼요.
이런 작은 습관이 쌓이다 보니, 제 일상도 조금씩 달라졌어요. 예전엔 감정이 격할 때 쉽게 휘둘렸는데, 요즘은 그런 순간에도 “말씀이 뭐라고 하셨을까?” 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돼요. 말씀 한 구절이 내 안의 기준이 되어주는 거죠.
이 모든 과정이 믿음의 루틴처럼 느껴져요.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필요해서 하게 되는 시간. 말씀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다잡고, 다시 시작하는 시간이에요.
혹시 성경을 처음 시작하려는 분이 있다면, 너무 잘하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냥 하루 한 구절이라도, 조용히 마음으로 읽어보세요. 그 말씀이 어느 날, 당신 삶의 방향을 살짝 바꿔줄지도 몰라요.